05

 

 

 

포기 못 해요. 아니, 안 해요.’

나랑 어색해져도?’

.’

 

 

 

너 진짜후회 안 해? 태형이 고개를 숙이고 물었지만 앞의 목소리는 단호하다. . 안 해요. 결국 태형은 입술을 깨문다. 너 어떻게 그렇게 단칼에 딱 잘라 말 할 수가 있어? 차마 그 말은 하지 못 한 채로.

 

 

안 돼…….”

 

 

 

. 태형의 눈이 번뜩 뜨였다. 햇살이 방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갑자기 눈으로 가득 들어찬 햇빛에 태형이 눈을 찌푸렸다. 꿈이었구나. 태형이 입모양으로 중얼거렸다. 다시 돌이켜 봐도 악몽인 꿈이다. 태형이 다시 눈을 감으며 살짝 옆으로 돌아누웠다. 조금만 더 잘래. 예기치 못하게 깨어 버린 단잠에, 태형이 막 다시 잠으로 빠져들려던 참이었다.

 

 

……?”

뭐야…….”

, 전정국?!”

 

 

 

무심코 뻗은 제 손에 잡히는, 익숙하지 않은 온기에 태형이 눈을 번쩍 떴다. 그러자 제 시야에 가득 차게 들어오는 것은 전정국의 잘생긴 얼굴이다. 태형이 헉, 하고 눈을 빠르게 깜박였다. 뭐지? 이게 갑자기 무슨 일이지? 그 전에야 전정국의 자취방에서든 제 자취방에서든 같이 눈을 뜨는 것은 놀랄 것도 없는 일상이었다지만, 그 사건 이후로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그러니 꽤나 오랜만에 마주하는 눈 뜨자마자 보이는 전정국의 얼굴은 태형에게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형 깼어요?”

너 왜 여기,”

마마- 기침하실 시간이옵니다.”

 

 

 

아직 눈을 채 뜨지 못한 정국을 향해 태형이 의문의 말을 던지려던 그 때, 문 밖에서 저를 부르는 상궁의 목소리가 들렸고 태형은 그제서야 아, 하고 얕은 감탄을 뱉었다. , 여기 대한민국 아니지 참……. 나 타임슬립 했었지. 제가 생각하면서도 현실이 더 꿈같아 태형이 마른세수를 했다. 마마, 소인이 들어가도 되겠사옵니까. 평소와는 다르게 묘하게 설렘이 묻어 있는 상궁의 목소리에 태형이 다시 한 번 한숨을 내뱉었다. 이제 상궁의 설레발에는 그냥 적응해야 될 듯싶었다. 사실, 이렇게 정국이 대놓고 태형에게 다정하게 대하는 이 상황에서, 상궁이 오해를 하지 않는 것이 더 부자연스러운 일일 거였다. 저였어도 제가 모시는 마마가 주상 전하의 총애를 받기 시작했다면 기쁘지 않을 수 없었을 테니까. 잠시 제 옷매무새를 살피고 정국을 흘긋 쳐다본 태형이 어, 괜찮아. 하고 중얼였다. 다행히도(?), 아니 당연하게도! 간밤에는 아무 일도 없었는지 태형은 속옷은 물론이고 소복에 치마, 당의까지 전부 갖춰 입고 있었다. 이렇게 불편한 옷을 입고 용케도 단잠을 잤네. 태형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이, 상궁 둘이 조심스럽게 장지문을 열며 소리 없이 들어왔다.

 

 

, 주상 전하께오서 아직,”

원래 쟤

?”

주상께서는 잠에서 쉬이 깨지 않으신다.”

 

 

 

 

쟤 제대로 깨우려면 30분은 공들여야 한다, 고 말하려던 태형이 이내 입을 꾹 다물었다. 한 나라의 국왕에게 쟤라니. 상궁들이 들으면 기절할 테니까. 늘어지게 하품을 하던 태형은 이내 저를 면밀히 살피고 있는 상궁들의 시선을 캐치했다. 상궁은 태형을 한 번, 아직 이불 속에 누워 있는 정국을 한 번 번갈아 쳐다보며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문득 떠오른 생각에 태형이 고개를 들어 장지문 밖을 쳐다봤다. 역시나. 상궁 대여섯 명이 방 안쪽을 힐끔대다 태형과 눈이 마주치자 후다닥 장지문 밖으로 모습을 숨긴다. 태형이 얕게 한숨을 내쉬었다. , 진짜…….

 

 

 

무슨 생각 하고 있는지 아는데,”

…….”

그거 아니야. 아무 일도 없었어.”

 

 

 

그 말에 상궁은 실망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에이 뭐야……. 입 밖으로 내지만 않았다 뿐이지, 온 몸과 얼굴로 표현하는 그 말에 태형은 비언어적 표현의 적나라함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쨌든 그 솔직한 모습에, 태형이 뭐! ! 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아무래도, 이 한성왕후란 사람은 꽤 좋은 윗사람이었던 모양이었다. 이렇게 상궁들이 편히 대하며 진심으로 한성왕후가 잘 되기를 바라는 걸 보면. 왠지 모르게 뿌듯해지는 기분을 애써 물리치며 태형이 슬쩍 정국을 내려다봤다. 아까 형 깼어요?’ 한 것은 잠결에 한 말이었는지, 정국은 아직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태형이 얕게 한숨을 내쉰 후 정국을 살살 흔들었다.

 

 

 

일어나

…….”

시옵소서 즈은하…….”

 

 

 

지켜보고 있는 저 상궁만 아니었어도……. 태형이 이를 악물고 미소를 지으며 정국을 흔들었지만 역시나, 정국은 일어나지 않았다. 태형은 결국 정국을 꼬집기 위해 이불 밑으로 손을 넣었다. 원래 같았으면 야!! 일어나!! 하면서 세차게 흔들어 깨웠을 텐데. 여기서는 그러면 안 될 테니까. 태형이 정국을 꼬집기 위해 손을 정국의 팔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전정국 깨우는 데에는 팔 안쪽 여린 살을 꼬집는 게 직빵이지. 내적 미소를 지은 태형이 슬쩍 웃으며 정국의 살을 잡은 그 때였다.

 

 

 

아파…….”

.”

하지 마요…….”

 

 

 

정국의 살을 잡아 막 힘을 주려던 그 찰나에, 태형이 뭘 하려는지 잠결에도 깨달았는지, 정국이 그대로 태형의 손목을 잡아 태형을 끌어당겼다. 순간적으로 확 잡아당겨진 터라 어떻게 힘도 제대로 주지 못 한 채로 졸지에 정국의 위에 털푸덕 엎어진 태형은 당황해 눈을 깜박였다. 그러나 정국은 그런 태형의 허리 위로 팔을 감아 토닥일 뿐이었다. 더 잘래요…….

 

 

 

아니, 이 미친…….”

……!”

졸려…….”

 

 

 

순서대로 태형의 읊조림, 상궁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정국의 목소리. 태형은 욕을 뱉을 뻔한 것을 간신히 참아냈다. 태형은 입안이 바짝바짝 말라 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서 전정국이 태형이 형, 이라고 헛소리라도 하게 되면……. 태형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전하, 제발 일어나세요……. 하지만 태형의 간절한 속삭임에도 정국은 여전히 꿈나라를 헤매고 있을 뿐이었다. 아무래도 잠결이라 전하, 라는 호칭이 저를 부르는 것이라고 인식하지 못 하는 것 같았다. 그 와중에도 태형의 허리에 감긴 정국의 손은 풀릴 줄을 몰랐다. 이 자식 이거 진짜 안 되겠네. 어디서 이런 이상한 잠버릇은 배워 온 거야? 태형은 힐끔 상궁들의 눈치를 봤다. 상궁들은 왕과 왕비의 모닝 애정 행각을 차마 대놓고는 보지 못 한 채 옷으로 눈을 가리고 있었지만 태형은 그 옷 위로 힐끔힐끔 보이는 매의 눈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단 한 순간도 놓치지 않겠다는 결연함이 돋보이는 눈빛. 이 상황에서 전정국의 뺨을 때리거나 물리적인 힘을 쓸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한가지뿐이지.

 

 

. 전정국…….”

 

 

 

태형은 몸에 힘을 주고 얼굴을 정국의 귓가에 갖다 댔다. 훤한 대낮에 이불 위에서 저와 정국이 지금 어떤 모양새를 하고 있는지는 머릿속까지 닿지 않았다. 아니, 일부러 의식하지 않기 위해 애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굴이 붉어져 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태형은 어금니를 물었다. 제발 좀 일어나라, 이 자식아…….

 

 

 

정국아…….”

…….”

제발 좀 일어나, !!”

 

 

 

 

상궁들의 귀에까지는 들리지 않게, 그러나 최대한 크게. 정국의 귓가에 다이렉트로 꽂히게끔 최대한 정국의 귓가에 입을 가까이 대고 소리친 태형이 입술을 떼며 정국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천만 다행히도 이름을 부른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정국은 초점 없는 눈동자로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무슨 잠자는 숲속의 공주도 아니고 이게 뭐야! 입가에 경련이 이는 것 같았지만 태형은 저와 정국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궁들을 의식하여 정국을 향해 최대한 환하게 웃어 보였다. ....... 입모양으로 그렇게 말한 태형이 이번에는 제 손을 정국의 볼에 갖다 댔다. 힘겹게 뜨게 만든 눈이 다시 감길까봐 아예 못을 박아 두려는 거였다.

 

 

 

일어나셨습니까, 즈은하…….”

 

 

 

그러면서 태형은 정국의 볼을 감싸 안는 척 하며 손가락으로 정국의 볼을 세차게 꼬집었다. ! 정국이 낮은 신음 소리를 내며 정신을 차린 듯 눈을 커다랗게 떴다. 태형이 ㅎ……

 

 

 

, 전하께서 기침하셨다! 사람을 부르거라. 곧 가신다 하니까!”

 

 

태형이 형, 이라는 소리가 나오기 전에 정국의 말을 가로막은 태형은 상궁들을 향해 눈짓을 했고 상궁들은 솟아오른 광대를 채 숨기지 못하며 예, 명 받잡겠사옵니다 마마, 하고는 물러갔다. 장지문이 닫히고, 태형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침부터 이게 무슨 대환장파티야. 정국은 여전히 제 위에 있는 태형이 믿기지 않는 듯 눈을 깜박이고 있었다. 태형이 형 왜 여기꿈 아니었…….

 

 

 

정신 차려! 여기 대한민국 아니잖아!”

……?”

아오 진짜.”

 

 

 

태형이 눈을 세모나게 뜨며 정국의 볼을 잡아 늘렸다. 너 아침에 정신없어 하는 거 아는데, 지금 네 정신 챙겨줄 여력 없다. 혹시나 들렸을까 한 번 더 장지문 쪽을 쳐다본 태형이 어느새 힘이 풀린 정국의 팔을 풀고 정국의 위에서 내려왔다. 온 몸에 힘을 주고 있었더니 근육이 욱신거릴 정도였다. 한동안 멍한 얼굴을 하고 있던 정국은 정신이 들었는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았다. 태형은 흐트러진 제 옷매무새를 다시 가다듬었다. 한복의 자도 모르는 태형이라 별 의미는 없었지만.

 

 

 

꿈인 줄 알았어요.”

, 나도 꿈이었으면 좋겠는데 아니야. 사람 불렀으니까 정신 차려.”

근데 형 뭐해요.”

 

 

 

 

태형은 간밤에 풀려 버린 제 옷고름을 다시 매는 데에 열중이었다. 이대로 있자니 꼴도 사나웠고, 가만히 있으면 상궁이 매어 주겠지만 상궁의 손에 몸을 맡기는 것이 영 꺼림칙했던 탓이었다. 무엇보다도, 괜히 흐트러진 한복이 이상한 기분을 들게 한 것이 가장 컸다.

그러나 21세기에서 태어나 21세기의 삶을 살아 온 태형이 한복의 옷고름을 제대로 맬 줄 알 리가 만무했으므로 그 노력은 물거품이 되어 가고 있었다. 한복을 입어 본 경험이라곤 유치원 때 생일파티를 했던 때가 마지막이었으니. 심지어 그 때도 옷고름은 엄마가 매어 줬었고. 태형이 옷고름을 붙잡고 낑낑거리고 있자 정신을 차리려는 듯 마른세수를 하던 정국이 이리 봐요. 하고는 태형의 가까이로 붙어 앉았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태형은 정국의 목소리에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 제 바로 앞에 있는 정국에 혀를 깨물 뻔 했고. 아니, 얘는 무슨 말 좀 하고 가까이 오지!

 

 

 

 

이렇게 하는 거예요.”

 

 

 

 

태형이 놀란 제 심장을 진정시키고 있는 사이 어느새 깔끔하게 태형의 옷고름을 매어준 정국이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태형은 그 말에 제 옷고름을 내려다보고는 작게 감탄했다. , 뭐야? 얘 손끝이 왜 이렇게 야무져? 아니, 것보다 여자 옷고름 매는 방법은 어디서 배운 거야……. 상궁이 매어준 것만큼 깔끔하고 단정하게 매인 옷고름에 태형이 괜히 제 가슴팍을 쓰다듬었다. 그러자 정국이 여전히 제대로 동그랗게 뜨지 못한 눈을 비비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그 정도는 배워 놔요.”

…….”

맨날 내가 매 줄 수는 없잖아요.”

 

 

 

 

뭐래! 간신히 진정시켰던 심장 박동이 무색하게 태형의 얼굴이 다시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저번부터 느꼈던 건데, 전정국은 이상한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데에 소질이 있었다. 그게 무슨 신혼부부 넥타이 매 주는 아내 같은 소리냐고. 태형이 돼, 됐거든! 하고 응수했고 그에 정국이 뭐라 입을 열려던 차에 장지문 바깥에서 전하, 기침하셨습니까.’하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국은 마지막으로 기지개를 크게 핀 후에 완전히 몸을 일으켰다. , 또 피곤한 하루 시작이네. 정국이 중얼거리는 소리가 귀에 꽂혔다.

 

 

 

…….”

 

 

 

그러고 보니, 왕비의 일과란 별 것 없어서(원래는 내명부를 다스려야 하지만 희한하게도 이 왕은 부인이 아직 두명뿐이어서 딱히 할 것이 없었다) 귀찮을 일은 그다지 없었는데, 왕의 일과는 좀 다르려나. 태형은 피곤한 얼굴로 옷매무새를 정리하는 정국을 멍하니 쳐다봤다. 자신이야 여자 한복을 입고 있어야 한다는 것만 빼면 나름 평화로운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데, 정국은 팔자에도 없는 왕 노릇을 해야 하니 얼마나 정신없을까 싶었다. 마냥 부러울 일이 아닌 거 같기도 하고……. 태형이 입맛을 다셨다. 여럿도 아니고 단 둘만 조선에 떨어지니 괜히 애틋함과 동지애가 생기는 것 같았다. 원래는 친한 사이이기도 했고. 선배로서 후배한테 뭔가 도움이 되어 줘야 할 것 같고……. 잠시 눈알을 굴린 태형이 결국 마악 발걸음을 떼려는 정국을 향해 입을 열었다.

 

 

 

 

오늘 하루도 힘내고!”

……?”

힘든 일 있으면 언제든지 말 해!”

 

 

 

 

태형의 목소리에, 정국이 사뭇 놀란 눈으로 태형을 쳐다봤고 그 눈에 태형은 퍼뜩 정신이 들었다. 나 지금 무슨 소릴 한 거지? 무슨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덕담을 한 거야? 태형은 제 얼굴이 파라락 불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정국이 하도 친근하게 굴어서 잠시 잊고 있었는데, 생각해 보니 저와 정국의 관계는 이렇게 덕담을 주고받을 만 한 관계도 아니었다. 아마 정국도 그래서 저렇게 의아한 눈을 하고 있는 거겠지. 태형은 민망함에 눈을 깜박였다. 정국의 시선과 태형의 시선이 공중에서 얽혔다. 태형은 입술을 깨물었다. 괜히 나댔다. 쪽팔려!!

정국의 시선을 피하지도, 제대로 마주하지도 못 한 채로 태형은 그대로 굳어 머리를 굴렸다. 뭐라고 이 상황을 무마해야 하지? 뭐라고 둘러대지? 아니 근데 이게 뭐 둘러댈 상황이야? 그냥 선배로서 덕담 좀 해 주면 안 되는 건가? 아무리 우리 사이가 나빠졌기로서니…….

 

 

 

 

알겠어요.”

?”

힘든 일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라면서요. 그러겠다구요.”

, …….”

방금 놀란 건, 형한테 그런 말 들은 게 되게 오랜만 같아서.”

 

 

 

 

정국이 조곤히 말을 이었다. 오해하고 있는 건 귀신같이 또 어떻게 알았대. 태형은 괜히 심장이 간질거려 입을 다물었다. , 그래서 놀란 표정 지은 거였구나. 난 또……. 괜히 정국을 탓하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태형은 어색하게 웃었다.

 

 

 

 

.”

?”

아니에요. 고맙다고요.”

 

 

 

 

방금 전정국이 뭐라 한 것 같았는데. 태형이 어? 하고 눈을 크게 뜨자 정국이 고개를 저었다. , 이제 진짜 가야겠다. 형도 오늘 하루 힘내요. 사이좋게 덕담을 주고받은 태형과 정국이 손을 흔들었다. 영락없는 부부의 모양새였으나 정작 둘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진짜로 나가려는 듯, 정국이 발걸음을 옮겼고 태형은 얕게 한숨을 내쉬었다. 쉬운 게 없다, 정말. 그리고 그 때, 막 장지문을 열고 나가려던 정국이 순간 멈춰 서 태형을 돌아봤다그리고 그 이후 정국이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은 문장은,

 

 

 

 

아 맞다.”

…….”

우리 합궁일 정해졌대요.”

 

 

 

 

모처럼 기분 좋게 시작한 태형의 하루를 똥간에 처박기에 완벽한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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